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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자 표준 자형에 대한 고찰 본문

한자와 한문/전산화, 표준화

한국 한자 표준 자형에 대한 고찰

Hurss 2021. 8. 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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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자 표준 자형, 어느 것이 맞을까? (맨 아래는 강희자전 자형)

들어가기에 앞서

한국은 한자 표준자형이 지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문교육용 기초한자를 근 50여년 넘게 큰 틀을 고치지 않고[각주:1]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에 속한다. 이에 대하여 金永玉(2015)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요컨대, 한국의 경우 2000년 이후 한자 표준 자형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용 중인 한자 전반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표준 자형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우선 ‘한문교육용 기초한자’를 대상으로 각 한자에 대한 표준 자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박석홍 외(2015)도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가에서 정한 표준자형이 존재치 않고 대부분 민간에서 이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형 사용 상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한국식 한자 자형

한국의 한자 자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을까? 국가 단위에서 표준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강희자전 자형을 기본으로 폰트 디자인 업체 등 민간 차원에서 자형을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金永玉(2015)의 의견을 다시 살펴보자.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의 자형 기준은 2000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 조정 백서의 ‘한자의 자형은 본체자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단, 강희자전의 자형을 기본으로 하되 현재 널리 통용되는 자형을 고려한다.)’를 기준으로 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한국에서는 정확한 형태나 기준 없이 강희자전 자형을 골자로 하여 한자의 형태를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수많은 인쇄체 자형들이 강희자전 자형에 영향을 받았고, 한자 학습자들은 인쇄체 자형(예: 氵, 豕, 辶 등)을 그대로 사용하여 한자 자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현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본 블로그의 책받침변 부수 모양 글이나 반혜영(2020)의 석사학위논문을 참조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이처럼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한자 자형은 주로 해서체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인쇄체 명조계열 한자를 보고 학습자들은 이를 그대로 모방해서 쓰는 경우를 학생들의 한자 쓰기 과제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
그러나 한국의 신명조체, 일본의 명조체, 중국 규범한자의 송체는 이전 인쇄체의 영향을 답습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모양이 상당히 인위적으로 실제 서사체와는 자형이 괴리되어 있다. 더구나 이러한 인쇄체의 사용은 한자의 교학과 사용에 상당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일본식 자형의 영향

한국식 자형에 대하여 金俊秀(2013)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의 출판물에서 사용되고 있는 漢字體 는 기본적으로 소위 ‘『康熙字典』體’라고 불리 는 『康熙字典』의 표제자 字形에 근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출판업계는 식민지 시기는 물론 해방 이후에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 고, ...... 워드프로세서 한/글[각주:2]이나 윈도우즈 내장 한글 입력기(Korean Input System)에 부속된 한자변환기에 들어 가는 漢字體를 제작할 때 유감스럽게도 일부 日本新字體가 正字體 대신 들어간 탓에 몇몇 日本新字體는 아직까지도 국내 출판물에서 사용되고 있다.

위 의견에 대하여 金俊秀(2012)에서는 窓, 豊, 覇와 같은 자형을 자원에 근거하여 각각 窗, 豐, 霸로 대체하여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생각의 여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표준에 가깝게 민간 차원에서 한자 자형을 디자인할 수 있을까? 강희자전 자형 기반 디자인만이 능사일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1800자에만 국한될 수 없는 한자들을 일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와 같은 의문이 계속 남는다.

참고 문헌

金永玉 (2015)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표준 字形 제정에 관한 연구." 漢文敎育硏究, (44), 189-226.

金俊秀. (2012). 韓國出版物에 사용되는 漢字體에 관한 芻議. 중어중문학, 51, 259-282.

金俊秀. (2013). 韓國出版物에 사용되는 漢字體에 관한 芻議(續). 중어중문학, 54, 451-474.

박석홍 외 (2015). 한자 자형 정리 및 표준화 방안 연구 (2015년도 한국고전번역원 정책연구과제 최종보고서). 한국고전번역원.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Report.do?cn=TRKO201600000379 에서 검색

반혜영 (2020) "국내 인쇄체 한자 자형 정비에 관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충청북도


  1. 1972년에 1,800자가 지정된 이래, 2000년 극히 일부를 조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자어의 실용성 측면 등 여러 요소에서 개선이 필요함에도 큰 조정이나 변화가 없었음 [본문으로]
  2. 원문에서는 첫가끝 코드 형태의 아래아가 포함된 글자였으나, 편의상 '아래아 한글'의 다른 표기법으로 대체하였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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